쿠팡 플렉스 2019년에 처음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이유.
쿠팡 플렉스 존재를 처음 들어본 건 2019년이었다.
당시에는 5인승 이하 승용차는 ‘유상 운송보험 특약’가입이 되지 않아 대인 1을 제외하고 사실상 무보험으로 해야만 했다.
자동차라는 위험한 장비를 보험도 없이 운전해야 한다는 게 영 마음에 걸려서 시도하지 않았다.
CJ대한통운에서 오전에 분류알바를 하면서 느낀 점
딱 1년 전이다. 오전에만 할 수 있는 알바가 있었다. CJ대한통운 각 지역 터미널에서 기사별로 택배를 분류하는 일.
그때 알게 된 것이 ‘1건당 배송 수수료는 750원’이었다.
정말 얼마 안 되는 돈 같지만 하루에 약 300건을 배달하면 일당이 225,000원이 된다.
가끔 신문기사에 ‘택배기사 연봉이 6000만원이다’라는 제목으로 고소득 직업으로 나오는데 정말 빠릿빠릿한 기사들은 대기업 연봉정도 번다. 그리고 배송뿐만 아니라 집하로 돈을 벌기도 하고.
그에 반해 적성에 안맞는 느린 기사들은 최저시급도 벌기 어렵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월급 차이가 3만 원밖에 나지 않았지만 택배는 수당으로 받기에 좀 다르다.
저 6000만원은 개당 750원씩 모아서 나오는 수입이다.
2019년 당시 쿠팡 플렉스가 개당 단가가 800원 수준으로 떨어져서 도저히 ‘돈 안된다. 하지 마라’라는 댓글이 많았는데..
어?;; 일반 택배기사보다 단가가 더 높잖아?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단가 낮은 시간대는 CJ대한통운 기사보다 약간 낮다.)
(경기도 외 지방은 단가가 더 낮고..)
쿠팡 플렉스를 진짜 시작하게 된 계기
운영하던 본업이 보릿고개를 아직 못 넘고있을 때,
퇴사한 회사의 동기형과 오랜만에 전화통화를 하다가
내가 ‘다시 회사 다닐바엔 택배 기사를 하는게 더 낫다’는 말을 했다.
어? 진짜 해봐?
본업 택배 포장시간을 피해서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마침 5인승 승용차도 화물 유상운송보험을 들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되었다는걸 알았기 때문에.[보도자료]
쿠팡 플렉스 시작 전에 한 딱 한가지 준비.
‘유상 운송 특약’
마음먹은 딱 그 당시에 이틀간 배송 완료하면 15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했었다.
토, 일 이틀만 하면 유상운송 특약 추가한 보험료 본전을 뽑을 수 있었다.
더욱 더 부담없이 일단 시도해봤다.
쿠팡 플렉스 처음 이틀간 번 돈.
토요일 131건 배송
일요일 82건 배송
15만 원을 지급하는 추가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토요일은 약 12만 원, 일요일은 약 6만 7천 원을 벌었다.
쿠팡 플렉스 새벽 신선배송
그 후 2주간은 (매일은 아니지만) 새벽 3시에 일어나서 4~7시 새벽 신선배송을 뛰었다.
신선배송이 조금 단가가 높은 편이었고 매일 35건 내외를 배정받아서 배송했다.
4시에 입차해서 보통 6시 2~30분쯤에 배송을 마쳤다.
배송 7번 뛰면서 7시 전에 못 끝낸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7시 5분에 끝낸 걸로 기억한다.
하루 평균 36,279원을 벌었고 소득세 3.3% 떼고 지급받고 주행거리, 그 주행 간의 평균 연비로 기름값도 빼고 차량의 주행 거리당 감가상각도 뺐다. (km당 감가상각 37원으로 계산했고 계산 근거 기사 링크)
하루 평균 30,644원을 벌었다. 시급으로 따지면 12,257원 수준.
쿠팡 플렉스 새벽 배송을 7번만 한 이유
효율에 집착하는 사람이라 새벽마다 운동하는 데 시간을 쓸 바에야 새벽에 운동 삼아 배달을 해서 돈도 같이 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아파트 배송은 큰 문제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연속으로 구도심 주택가에 배정이 되면서 좀 걱정스러운 부분이 생겼다.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적혀있지 않거나 대문이 잠겨있어서 안에 들어가지 못해서 공동현관이나 대문 앞에 배송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 때문인지 배송 점수가 점점 깎여서 4점 밑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위 사진. 고객 요청사항은 ‘2층 현관 앞’인데 2층으로 들어가는 대문이 잠겨서 어쩔 수 없이 대문 앞에 배송했다.
이게 점수가 크게 깎였던 것 같다.
왜 예전에 쿠팡맨이 담을 넘었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한 부분. [관련기사]
‘문 앞 배송’이 원칙이고 고객 요청이 ‘대문 앞’배송이더라도 본사에서 사진 검수하는 팀에서 대문 앞 배송이면 점수를 깎는 것 같다. 왜 점수가 깎였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런 게 아닐까 추정할 뿐.
알아서 대문을 따고 들어가야 하나?
구도심 새벽 신선배송은.. 이리저리 너무 불만 접수가 많다.
이 외에도 심야배송에서 먼저 온 다른 쿠팡친구(쿠팡맨)이나 플렉서가 담 너머로 물건을 던지고 나는 정상적으로 고객 요청대로 대문 앞에 배송하면 그냥 같이 묶어서 불만 접수되고 같이 점수를 깎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3만 원 벌겠다고 새벽 신선배송 계속하다가는 이 점수 너무 심하게 깎여서 업무 배정이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량을 배정하는 캠프 담당자는 이 배송 점수를 알 수 없지만 업무 배정을 하는 본사에서는 이 배송 점수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청자 중 본사에서 업무 배정을 하고 배정된 인원 내에서 캠프 담당자가 물량 할당을 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쿠팡 플렉스 지금 나의 근무형태
주말 : 주간 배송 (11:00~22:00. 물량을 너무 많이 받으면 새벽까지 연장. ㅜㅜ)
평일 : 당일 배송 백업 (업무 끝내고 3~4시쯤에 남은 잔여물량이 있으면 받아 가서 배송한다.)
주간 배송은 업무 신청 시에 상품 개수를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다.
처음에는 120~150개로 했는데 지금은 무조건 ‘150개 이상’항목을 눌러서 신청한다.
170~200여 개 할당을 받고 배송 도중에 신선 백업, 당일 배송 백업 물량까지 받아서 하루에 240~250개 정도 배송한다. 효율이 좋은 날은 밤 12시 전에 끝내지만 가끔 지역 자체가 효율이 극악이거나 신선배송 입차가 늦어져서 30분 이상 캠프에서 멍 때리면 12시를 홀랑 넘겨버린다.
기름값, 주행 거리당 차량 감가상각까지 다 떼보면 보통 13만 원~14만 원 정도가 남고 시급으로 따져보면 13,000원 수준이다.
더 효율이 높은 사람도 있을 텐데 지금 내 효율은 시급 13,000원 수준.
쿠팡 플렉스로 약 한 달 동안 번 돈.
2021년 12월 11일(토)부터 2022년 1월 11일(화)까지 계산해 보면 첫 배송 프로모션 15만 원을 빼고도
1,228,054원을 벌었다.(당연히 유류비, km당 차량 감가상각도 뺐다)
총 근무일수는 17일
주말 주간 배송 7일, 새벽 배송 7일, 주간 백업 3일.
자영업도 고생만 하고 돈 못 버는 날이 있듯이
가끔 일이 이상하게 꼬이면 효율이 정말 안 나와서 시급 만 원 겨우 버는 날이 가끔 있기는 하다.
정말 적성에 안 맞는 사람들은 최저시급도 못 버는 경우가 있다던데.
나는 ‘초보 치고는’잘 하는 편인 듯.
효율을 높일수록 자신에게 이득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효율을 높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산 주기
1차 | 배송일 | 입금 |
1차 | 매달 1일 ~ 7일 | 매달 14일 |
2차 | 매달 8일 ~ 14일 | 매달 21일 |
3차 | 매달 15일 ~ 21일 | 매달 28일 입금 |
4차 | 매달 22일 ~ 말일 | 다음 달 7일 입금 |
지급일이 토, 일 공휴일인 경우 다음 영업일에 지급.
쿠팡 플렉스 배송하며 겪은 에피소드
배송 중 14건 취소
오후 늦게 주간 배송 노쇼 백업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노쇼 백업 : 다른 사람이 배송 나온다고 했다가 못 나오는 경우)
총 물량 140여 개를 오후 늦게부터 배송 시작했다.
실내 놀이터에 라면박스, 음료 14박스 배송을 배정받았는데 동선상 가장 마지막으로 가야 할 곳이라 캠프에 2~3회전 분량으로 두고 배송을 나갔는데 저녁 9시쯤 쿠팡 본사 상담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실내 놀이터 언제 도착하냐고..
11시쯤 예상한다니까 먼저 가주면 안 되냐고.. 막 상담사 울려고 한다.
‘원래 배송하기로 한 플렉서 노쇼를 낸 거 대타로 온 거라 늦은시간에 배송을 시작해서 거기 10시 전까지 배송을 완료할 수 없다. 미안하다.’라고 하고 끊었다.
그 후로 또 전화가 왔는데 전화를 받는다는 게 실수로 스팸 버튼을 눌러버려서 전화를 못 받았고 스팸처리되면 전화가 자동 무시되기에 스팸 목록 찾아서 지우는 동안 또 한 번 전화가 와서 총 2건의 전화를 받지를 못했다.
그러더니 9시 30분쯤에 14건이 줄줄이 취소되었다.
배송 중에 ‘취소건이 발생되었으니 확인하세요’라는 팝업이 14번 연속으로 떠서 곤욕을 치렀다.
(빨리 배송 완료 처리 해야하는데 10여 초마다 한 번씩 팝업이 떠서 몇 분간 다른 건 배송을 제대로 못 했다.
이 롤테이너 전체 중에 딱 한건 빼고 다 그 실내 놀이터 것이다.
동네 구경하는 재미
동네 비싼 아파트
난 외지인이라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지리를 잘 모른다.
요즘 신도시의 비싼 아파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사람끼리도 인사를 한다.
그래서 그냥. 비싼 아파트에 배송 갈 때 엘리베이터에서 주민 마주치면 그냥 내가 먼저 인사한다.
구도심의 공동주택
대문 앞 주소를 보고 10여 초 동안 한동안 멍하게 ‘여기가 맞나?’ 생각을 했다.
재활용품이 문 앞을 막고 있는데 사람 사는 집 맞아?
의심을 가지고 살짝 열린 대문을 밀고 들어가 보니. 사람 사는 집 맞더라.
한 가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구 있는 공동주택의 입구 상태가 이렇다.
구도심의 한 엘리베이터
상업지 빌딩이다.
이 빌딩 엘리베이터 3기 중 한기는 약간 구석 쪽에 있는데
저렇게 운행정지 통보를 받았는데 날짜가 10년 전이다.
10년간 저렇게 안 쓰고 있다.
101호, 201호가 아닌 1,2,13호로 호실이 붙은 빌라
주소를 보면 빌라인데 동 호수가 ‘3동 13호’라고만 써진 배송건이 있었다.
1층짜리 빌라인가? 하고 갔는데.
웬걸.. 2층짜리 빌라인데 호실이 그런 식으로 붙어있다.
호실이 어떤 식으로 부여된 건지 알 수가 없어 ‘3동’ 오른쪽 끝 라인부터 한 라인씩 다 들어가서 찾았다.
치킨 배달 온 배달 기사님도 똑같이 헤매고 있었다.
웬걸. 가다 보니 같은 집이네. ㅋㅋ
바빠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대략 이런 규칙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왼쪽 사진은 문짝이 떨어져 있는 사진이다.(사진에는 별로 티가 안 나네)
오른쪽은 아예 문을 떼버린 사진..
한 4~50년 된 빌라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32년 밖에 안된 빌라다. (1990년 완공)
재개발을 기대하고 기를 잔뜩 모으고 있는 빌라.
2층짜리 연립이라 대지지분이 커서 그런지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보다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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