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OB (OutBound : 출고 업무)
여기서부터 로켓 배송의 시작인 쿠팡 OB 업무다.
쿠팡 OB는 OutBound의 줄임말로 한국어로 하면 ‘출고’를 뜻한다.
쿠팡 OB 업무 대부분이 마감 시간 때문에 ‘아수라장’이다.
쿠팡 OB가 아니더라도 모든 인터넷 쇼핑으로 물건 나가는 창고들이 이 ‘출고’부분에서 아수라장이다.
어떤 날은 주문량이 작아 놀면서 일하고 어떤 날은 주문량이 감당이 안 되어서 사장, 디자이너, 상담 직원, 직원의 동네 친구들까지 다 뛰어나와서 포장에 매달리는게 인터넷 쇼핑몰의 현실이다 ㅜㅜ
쿠팡은 사장과 디자이너가 물류센터에 없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다른 공정에서 OB 공정으로 팔려가는 일이 자주 있다.
OB 공정은 크게 ‘집품’과 ‘포장’으로 나뉜다.
‘집품’과 ‘포장’공정 각각에 워터 스파이더도 있다.
쿠팡 OB – 집품
‘피킹'(Pick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카트에 토트 박스를 싣고 이 박스에 상품을 넣겠다고 토트 박스의 바코드를 찍으면 어느 구역으로 가라고 PDA에 뜬다. 가서 구역 바코드를 찍고 PDA에 뜨는 그 상품을 찾아서 상품 바코드를 찍으면 토트 박스에 물건이 들어간 것으로 인식된다.
이렇게 한 개 두 개의 토트박스를 다 채우면 지정된 레일로 가서 물건을 싣는다.
또는 방송에서 ‘레일에 태우지 말고 워터 사원에게 전달해 주세요’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집품 워터 스파이더에게 박스를 인계하면 된다.
주로 출고 시간대 구분이 필요할 때 이런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금 오후 9시 30분인데 오후 11시 마감인 상품 집품과 오전 2시 마감인 상품 집품이 함께 일어날 때 오전 2시 마감 상품이 들어있는 토트 박스는 잠시 보관하고 오후 11시 마감인 상품부터 우선 레일에 태워 포장 공정으로 보낸다.)
PDA가 시키는 대로 업무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걷는다.
UPH를 측정하는 공정이다. 다른 섹터에서 사람이 모자라서 사람 좀 보내달라고 요청이 오면 UPH가 낮은 순서대로 다른 섹터로 보낸다.
방송으로 보통 휴대폰 뒷번호로 ‘8888님 지금 집품하는 토트 박스 레일에 태우고 출고 중앙으로 와주세요’라고 방송해서 부른다.
그리고 그렇게 간 그곳은 여기보다 더 바쁜곳이다.
야간 집품을 들어가면 업무를 18시부터 4시까지 식사시간 제외하고 9시간을 일하는데 9시간 내내 그냥 계속 걷는다.
9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걷는다는 게 아주 고된 일이다.
특히나 UPH 관리를 하기에 근무 중에 일 보러 가는 게 UPH를 많이 떨어뜨려 부담이 된다.
그리고 관리자도 ‘화장실 갈 때에는 말하고 가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게 한동안 신문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경험상 소변 정도 보러 갈 때는 화장실 앞에 지나가는 김에 잠깐 가서 소변만 보고 후딱 들어오는 건 말 안하고 가도 큰 문제는 안됐다.
(약 10분간 아무 바코드도 찍지 않으면 방송으로 부른다.)
중년 여성 비율이 특히 높은 공정이다.
큰 힘을 쓸 일은 거의 없고 UPH만 잘 나오면 일하는데 별지장이 없으니.
손이 안 닿는 높은 진열장에 물건이 있는 경우 원래 지정된 발판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냥 진열장 한 칸을 밟고 올라가서 물건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칠 수 있으니 이런 방법은 위험하다. 그래도 성과 지표가 UPH이기에 이렇게 진열장 한두 칸 정도는 밟고 올라가는 게 UPH를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발판을 아예 카트에 싣고 다니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서 아예 카트에 싣고 다녀도 다른 사람을 크게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다.
냉방이 되지 않는 물류센터에서 여름에 땀 흘리며 9시간 걸으면 아주 고역이다.
투명한 물병을 꼭 챙겨서 가자. (투명하지 않은 물병은 검색대에서 반입이 안 된다.)
여름에 물을 안 마시고 일하면 반드시 탈수가 일어난다.
작업장 관리자(조장)가 서있는 자리에 식염 포도당이 비치되어있으니 반드시 2개정도는 챙겨놓고 일하자.
평소에 식염 포도당은 짜서 안 먹게 되지만 땀 많이 흘리고 체력이 달릴 때 이 식염 포도당 먹으면 정말 정말 맛있다.
모든 쿠팡 공정이 마찬가지지만 OB는 더더욱 사탕도 몇 개 챙겨가도록 하자.
업무 마감시간이 다 되어가면 포장공정에 사람이 모자란 경우가 많아 ‘포장 가고 싶으신 분 세분만 출고 중앙으로 와주세요’하는 방송이 나온다.
9시간 걷다가 지치면 자원해서 포장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리고 집품공정에서 직접 포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출고 마감시간이 한시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건 출고 중앙으로 직접 들고 내려가면 관리자가 붙잡고 ‘포장할 줄 알아요?’ 물어본다.
포장해 본 적이 있으면 거기서 2~3명이서 붙어서 한사람은 열심히 송장 뽑고 나머지 두 명은 열심히 포장을 한다.
바로 포장해서 들고뛰어내려가든 카트에 실어가든 해서 허브로 내려간다.
주문부터 간선차 상차까지 한 시간의 여유도 없는 물류센터가 또 있을까
집품 – 워터 스파이더
관리자(조장)와 무전기로 소통하며 모자라는 토트 박스를 핸드 작키로 한 파레트 씩 떠오기도 하고 마감시간이 임박한 상품을 먼저 포장공정으로 내려보내기 위해 마감시간이 많이 남은 상품이 담긴 토트 박스를 골라내 레일 옆에 별도로 쌓아두는 일을 한다.
관리자와 밀접하게 소통하고 어떻게 보면 각 라인의 관리자 역할을 대신하기도 해 매일 하던 사람들이 계속 하는 경향이 있다.
집품의 워터 스파이더도 UPH를 측정하지 않는 공정이다.
포장 – 워터 스파이더
레일을 타고 내려온 토트 박스를 각 포장 사원에게 전달하고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PDA로 토트 박스를 찍어보면 이 토트에 담긴 상품의 마감시간을 알 수 있다. 마감시간이 급한 것부터 분배한다.
역시나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는 공정.
포장이 급하면 포장라인에 뛰어들어가서 포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레일을 타고 토트 박스가 내려오면 포장하다 말고 다시 토트 박스 분배..
ㅋㅋㅋㅋ
워터 스파이더 답게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는 공정.
포장 (진짜 포장)
유난히 계약직 비율이 높은 공정이다.
원래 포장 교육과정이 있는데 난 정규 교육 없이 포장 워터 스파이더를 하면서 포장을 5분 속성으로 배워서 포장을 시작했다.
UPH를 측정하는 공정이다.
모니터에 내가 시간당 몇 개를 포장하는지, 출근해서부터 지금까지 몇 개를 포장했는지 실시간으로 뜬다.
보통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포장공정에서 UPH 60 (한 시간당 60개 포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데 쿠팡은 그 특유의 에어캡을 잘 쓰지 않고 비닐에 넣는 포장법으로 작업자가 UPH 250도 찍는다.
9시간 동안 2000개 넘게 포장하는 작업자들이 수두룩하다.
쿠팡 포장 속도의 비결은 ‘비닐포장 + 완충 포장 하지않음’이다.
보통 쇼핑몰에서 주문할 때 ‘꼼꼼하게 포장해 주세요’ 적어놓으면 작업자나 사장이 확인을 하고 그에 맞게 포장을 하는데..
쿠팡에 주문하면서 배송 요청사항에 ‘이번엔 제발 좀 꼼꼼하게 포장해 주세요’이런걸 적어봤자 작업자 화면에는 뜨지 않는다.
가장 마지막에 배송하는 배송기사가 바쁜 와중에 ‘간신히’확인할 뿐이다.
쿠팡 OB 알바 지원 방법
알바몬, 알바천국에 ‘쿠팡 물류센터’또는 ‘쿠팡풀필먼트’라고 치면 물류센터 일자리들이 많이 나온다. 자기 지역과 가까운 곳에 지원하는 게 가장 좋다. 공고 내에 보면 IB, OB, ICQA, HUB 선택해서 지원할 수 있게 되어있으니 선택하여 지원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