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가설

붉은 여왕 가설 영어로는 Red Queen’s Hypothesis. 진화생물학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내용을 읽어보면 동양철학에도 비슷한 말이 존재한다. 쓰임에 따라 ‘붉은 여왕 효과’라고도 한다.

생명체는 주변환경(경쟁자 포함)에서 끊임없이 진화해야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고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는 생명체는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붉은 여왕 가설 어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후속작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이라는 캐릭터에서 따온 말이다. 붉은 여왕이 사는 곳에서는 제자리에 멈춰 서있으면 저절로 뒤로 이동해버리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다.

진화 생물학에서의 ‘붉은 여왕 가설’의 이미.

생물은 항상 ‘경쟁’이라는 달리기를 하고 있으며 달리기를 함으로써 경쟁속에서 균형을 맞춰서 존재를 하고 경쟁이라는 달리기에 실패하면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미 경쟁이라는 달리기를 하고 있기에 아주 획기적인 진화는 극히 낮은 확률로 일어난다는 뜻도 된다.

진화 생물학에 ‘붉은 여왕 가설’을 처음 들고 들어온 사람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밴 베일런(Leigh Van Valen)이 지속 소멸의 법칙을 설명하고자 이 ‘붉은 여왕 가설’을 제시한게 진화생물학에서의 시작이다.

여러 사례에서의 ‘붉은 여왕 가설’

동양철학에서의 ‘붉은 여왕 가설’

동양철학에서는 학문에 대해서 붉은 여왕 가설과 비슷한 비유가 많다.

‘학문은 강을 거스르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한 발 나아가기는 어렵지만 잠시 쉬면 후퇴한다’도 붉은 여왕 가설과 비슷한 비유이다.

한자로는 ‘불일신자 필일퇴'(不日新者 必日退)라는 말도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지 않으면 반드시 퇴보한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간데 ‘미유부진 이불퇴자'(未有不進 而不退者)라는 격언이 있고 이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자는 없다. 퇴보하는 자만 있을 뿐이다’라는 뜻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제자리에 머무른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그것은 퇴보를 의미한다’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의 무한 경쟁

시장의 무한 경쟁도 붉은 여왕 가설에 빗댈 수 있는 좋은 예이다.

공학적인 관점, 제품의 관점에서는 예전만큼 실패없이 일을 해내는 것을 성공으로 볼 수도 있지만 (물론 항상 성공으로 보지만은 않는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진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에서 끝없는 효율향상. 3만원짜리 제품의 원가에서 10원이라도 원가를 줄이려고 하는 노력이 이에 해당한다.

경영학에서의 경쟁

경영학이 시장에서의 기업 경영에 대한 학문인 만큼 경영학에서도 ‘경쟁’은 중요한 이슈이다.

경영학에서 ‘붉은 여왕 가설’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윌리엄 P. 바넷(William P. Barnett)이고 논문 제목에서 부터 ‘조직 진화 내의 붉은 여왕(The Red Queen in Organizational Evolution)’이란 이름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시장의 경쟁이 기업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보았고 분발한 기업은 시장의 승자가 되더라도 승자가 되지 못한 다른 기업이 뒤쫓아오기에 경쟁사의 위협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논리다.

입시경쟁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했던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한번씩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수능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다른 학생들을 앞지르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고3때는 다들 열심히 공부하니 앞지르기가 쉽지 않다’고.

경쟁속에 앞서기 위한 몸부림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노인이 된 라이언 일병이 밀러 대위의 묘소에 찾아와 과거를 회상하며 “미친듯이 노력해서 그럭저럭 잘 살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역시 붉은여왕 효과

조던 피터슨이 말하는 ‘Suffering’

조던 피터슨을 보면 경쟁속에서 힘들게 살아온 인간임을 느낄 수 있다.

한번은 그가 ‘남들보다 더 많은 Suffering을 견뎌내야 앞설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무한경쟁’에 투입되는 ‘노력’을 ‘Suffering’으로 표현했다.

조던 피터슨의 강연을 몇몇 사람들이 한국어로 번역해서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 ‘Suffering’을 ‘고통’으로 번역했다.

이 Suffering을 딱 한국어 한 단어로 깔끔하게 번역하기가 까다롭다.

조던피터슨이 말한 ‘Suffering’은 ‘불편한 경험’, ‘불편한 노력’, ‘힘든 노력’ 이정도로 얘기할 수 있는데 내 개인적인 의견은 ‘고통’보다는 ‘불편함’정도로 번역하는게 알맞는 것 같다.

경쟁에 앞서기 위해 많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에 인간은 ‘Suffering’을 느끼게 되고 이 고통을 이겨내야 남들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극복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기도 하다.

보통 이것을 ‘노력’이라고 표현하고 ‘불편함’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조던 피터슨은 ‘Suffering’이라고 표현했다.

번외

‘붉은 여왕 가설’을 잘 설명한 굽시니스트의 웹툰이 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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