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하지 북반구에서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반대로 말하면 밤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다.

북위 37~38도 사이의 중부지방에서의 평균 낮의 길이는 14시간 50분이다.

서울 기준으로 일출시간 5시 11분, 일몰시간 19시 57분.
(단 하지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시간일 뿐 일출시간이 가장 빠르지는 않다.)

서울은 UTC+9 표준시로 사용하고 이에 따른 기준시간이다. 실제 서울의 경도는 UTC+8.5에 해당하나 세계적으로 30분 단위의 표준시는 사용을 꺼리기에 UTC+9 기준으로 서술한다.

북한은 UTC+8.5 표준시를 사용하겠다고 선포하고 지금사용하고 있다.

천문학적 의미

태양 황도의 경도가 가장 높은 시기.

북반구에서는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을때 이다.

북위 37.5도(서울기준)에서 남중고도는 76도이다. (동지는 29도)

밤하늘에서는 게자리가 시작된다.

한국의 하지 풍습

하지 제사

마을의 신성한 지역(산, 냇가 등)에서 굿을 지냈다.

경우에 따라 기우제와 합쳐진 형태도 있었다.

고려사에 나타난 하지 풍습

한,중,일 절기를 살펴보면 어떤 절기 하나를 5일씩 끊어 ‘후'(候)라고 구분해서 부르는 모습을 볼 수있다.

지금 한국은 이렇게 5일씩 끊어 ‘후’라고 부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고려사(高麗史)의 하지풍습에서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 초후(初候) : 사슴이 뿔이 새로 난다
  • 차후(次候) : 매미가 운다
  • 말후(末候) : 반하(한약제)의 알이 생긴다.

장마와 가뭄 대비

고추밭 매기, 마늘 수확 건조, 보리수확 타작, 모내기, 메밀씨 뿌리기, 대마 수확, 늦콩 심기 모두 하지를 전후에 장마가 오기전에 해야 할 일들이다.

가장 중요한 모내기는 단오 즈음에 시작해서 하지 전으로 다 끝낸다. 하지 기준으로 오전에 모내기 한 벼와 오후에 모내기 한 벼의 맛이 다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그 정도로 하지 전으로 끝내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 (남부지방 기준)

하지 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낸다.

하지날 비가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보통 특별한 절기에는 ‘비가 내려야 풍년’이라고 전해내려오는 말을 많이 볼 수 있다.

비에 대한 관심을 볼 수 있는 대목.

하지가 지나도록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다. 통상 3~4년에 한번씩 가뭄이 드는 한반도에서 이런 상황이니 기우제를 자주 지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한국의 주 농사이던 벼농사의 원산지가 다습한 동남아시아다보니 한반도의 기후에서 키우기에는 물이 부족했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대려왔다는 풍백, 우사, 운사 세 신이 모두 비에 관한 신이다. 수자원이 그 시대부터 얼마나 소중한 자원이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연중 강수량이 여름에 집중된 한반도의 특성상 나머지 기간에는 물이 모자라니 저수지를 만들거나 기우제를 빈번하게 지내는 방법밖에 없었다.

저수지, 수로 정비로 수자원이 확보되는 근대로 갈 수록 기우제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

하지가 지나면 장마가 시작된다. 하지가 지나고 나면 구름이 지나갈 때 마다 비가내린다는 뜻으로 그만큼 비가 잦다는 뜻이다.

감자와 보리

감자를 소량이라도 캐어 밥에 넣어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감자를 캐어다가 전을 부처먹었다. (강원도 평창 일대 풍습)

중국, 일본의 하지

한국의 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화북,하중(난징, 상해 주변)지방), 일본 모두 비슷한 시기에 장마의 영향을 받기에 작물 파종, 모내기, 가뭄대비에 시간을 보낸다.

서양(유럽)의 하지

유럽지역은 한중일과는 다르게 하지가 축제기간이다.

북유럽 지방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위도가 높은 지방에서는 백야현상이 일어난다.

1년 중 날씨가 가장 좋을 때라 놀기 좋은 때(?)이다.

셰익스피어 희극 중 ‘한여름 밤의 꿈’도 하지 기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교회의 하지

하지 직후의 6월 24일은 세례자 요한의 축일로 지낸다. 앞선 글에서 성탄절을 동지 즈음으로 정한것 과는 대조적으로 세례자 요한은 예수의 길을 미리 닦아놓았으니 생일이 반년쯤 앞이겠거니 하고 하지에 정한 세례자 요한의 축일이 굳어져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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